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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소설

제목은 어떻게 써야하는 것인가?

천가을(千秋) 2017.03.16 13:33

첫 문장은 어떻게 써야 하는가?

그것은 소설의 첫 인상이자 독자가 앞으로 이어질 몇 페이지의 산문을 읽을지 판단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녀석이다. 그 이후에도 첫 문장에서 느낀 인상이 지워지지 않도록 세심한 노력이 필요한데, 이른바 강렬한 첫 인상을 줬다면 끊임없이 그 강렬함을 상기 시키면서 독자의 모티베이션이 되야 한다는 것인가. 그래서 첫 문장은 어떻게 써야 한다는 것인가? 긴 시간의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가끔은 기교도 필요하다.

예를 들면, 이렇게

띄어 쓰면 어떤가.


그것은 강조를 하는 동시에 독자의 시선을 집중 시킬 수 있다.


아니면 중요한 단서키워드는 굵은 글씨로 써보자. 역시 독자는 거기에 신경을 쓰는 척이라도 할 것이다. 그걸 역이용해 독자의 사각지대에서 은밀한 작업을 꾸미는 작가 역시 적지 않다. 그런 소설은 다시 읽을 때 색다른 재미를 주기도 한다.

그러나 너무 많이 쓰게 되면 또한 적절하지 않다. 기교란 요리에 곁들이는 소스와 같다. 소스는 심심한 미각을 센스 있게 돋구울 수도 있지만 반대로 너무 강렬해 음식의 맛을 지워버리거나 입맛을 버리게 할 수도 있다. 기교도 마찬가지다. 너무 많이 쓰면 유치하고 난잡하고 가벼워 보인다.

"프로답지 않다."

키보드 위 손가락들이 빠르게 춤을 춘다.

감상만 늘어놓지 말고 행동도 이렇게 살짝 넣어주자.

독백이 긴 글은 화자의 감정, 날 것 그 자체라 독자가 삼키기 어렵다.

"그렇다면 내 대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말에는 사람의 인격이 들어있다.

"내 대사에는 나의 성격, 나의 습관적인 말투, 나의 드러나지 않는 심정, 심지어 내가 살아온 인생까지 담겨있다. 작가는 역량을 발휘해 독자에게 그것을 넌지시 알려주거나, 반대로 은근슬쩍 숨기기도 한다."

"그렇기에 서로 다른 사람의 대사를 쓸 때는 서로 다른 사람이 말한 것처럼 씁시다. 현실에 있는 우리 모두 말투라던가 성격이라던가, 살아온 인생 전부 제각각이잖아요?"

대사는 인물에 생명력을 부여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열쇠다. 인물의 행동 하나하나, 말 하나하나가 독자의 머릿속에서 인물을 재구성하고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그러면 그 인물은 독자의 머릿속에서 춤을 춘다. 작가가 얼마나 노력하는가에 따라 그것은 어색한 꼭두각시 인형의 춤이 될 수도 있고, 정말 한 편의 영화 같은 춤이 될 수 있다.

마지막의 반전은 강렬하게 넣자.

길게 끌 수록 반전의 텐션은 줄어든다.

몇 줄 안에서 승부를 보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생각했다.

소설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 이 모든 걸 머릿속에 가지고 있다고 해도, 결국엔 소용없는 것이었다. 나는 비어있는 워드 프로세서 화면 앞에서 한숨을 내쉬며 멈춰있는 손가락만 바라보았다.


"......그래서 결국 무엇을 써야 한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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