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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씀"

[씀] 자물쇠

당신에게 하고 싶었던 고백을 금속 자물쇠 위에 새기고, 그 위에 또 새기고, 마음속 철조망에 굳게 걸어 놓았다. 억울하지만 차마 말하지 못하고 삼킨 구차한 변명들을 걸어 놓았다. 윗사람을 향한 분노의 말을 걸어 놓았다. 사과의 말을 걸어 놓았다. 살려 달라는 마지막 외침을 걸어 놓은 순간, 마침내 철조망은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뜯겨나갔다.


뜯겨나간 자리에는 날카로운 가시만이 남아있었다.


2016.10.28

("씀"에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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